“망설일 시간에 우리를 잃어요”
조선시대에도 존재한 작고 오래된 마을 ‘판문점’.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 이후, 남북의 휴전회담 장소로 선택된 ‘판문점’은 분단과 냉전의 상징인 민족의 아픔으로 기억된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과 함께 ‘판문점’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둔 비무장지대 공동경비구역으로 남과 북의 유일한 통로이자 전쟁 당사자들이 만나 항구적 평화를 논의하는 회담장의 역할을 하면서 화해와 평화의 장소로 의미가 깊어졌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을 통해 방북했고,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도 소떼를 몰고 판문점을 지났다. 남과 북의 정상은 처음으로 함께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들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판문점’은 남에게도 북에게도 잊힌 공간이 되었고, 현재의 ‘판문점’은 태생적인 의미를 잃고 죽어가고 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으로 한반도 평화의 가능성이 열리는 듯했지만 2023년 11월, 9.19남북군사합의가 파기되면서 그 기능을 상실했다. 포성은 멈추었지만 한반도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단절과 혐오의 시대, 다시 평화를 위해 우리는 ‘판문점’의 의미를 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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